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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알렌]악역 (미완성)

박잉요 2016. 1. 4. 20:22

처참하게 폐허가 되어버린 검은교단에 한 사람이 절망한 듯이 우두커니 서 있다. 사람은 위를 올려다 보았다. 자신의 모든 것 이였던 아버지마저 사라져버린 사람에게 희미하다가 어느새 밝은 빛이 되어버린 검은교단과 그 곳에 생활하며 함께 있어주는 그들은 이제 더 이상 없고 빛도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인정 해야하는 상황이다.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여자아이의 웃는얼굴이 현실부정을 못하게 한다. 고개를 다시 원위치 시키자 여자아이 말고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지금 들고있는 이 크라운크라운으로 어떻게든 없애버리고 싶다. 자신이 죽더라도 저 들을 죽이고 싶다.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뚱뚱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말한다.

“방금 한 말을 못 들으신 거 같으니 다시 말씀 드리죠.”

언제나 뚱뚱한 사람의 표정은 늘 똑같았다. 이를 보이며 방긋 웃는표정이 기분 좋았지만 사실은 엄청난 반전이 숨겨져 있다. 뚱뚱한 사람은 사람들 중 보스에 속하여 악마들을 생산하며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다.
뭐, 그것이 뚱뚱한 사람의 일이지만 말이다.

“알렌 워커군이 저희와 손을 잡는다면, 지금 이 곳과 사람들까지 원래대로 복귀 시키겠습니다. 물론 저 사람들의 기억에서 알렌 워커군은 사라집니다.”

한 사람에게는 나쁘지 않으면서 당연히 받아 들여야한다. 그렇지만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 동맹을 맺어 죄없는 평범한 사람들을 없애야 한다. 자신은 악마를 없애기 위해 이 곳을 들어왔다. 결코 인간을 죽일 리가 없다. 그런 자신이 꾹 참고 인간을 죽여야 한다. 무슨 결정을 내려야할지 많은 생각에 잠겼다. 시간이 없다. 소중한 사람들이 위급하다. 이미 결심한 듯 입을 열려고 하자 요란한 소리로 잠시 땅이 흔들렸었다. 뒤를 돌아보았는데 일어나면 안되는 인물이 사람을 멀리서 보고있었다. 자신의 몸을 가꾸기도 힘들텐데 왜 힘들게 움직이는 것인가.

“어이, 뚱땡이 백작. 알렌이 유혹에 넘어갈 거같아? 아직 진 건 아니라고.”

감탄사를 날리는 뚱뚱한 사람이 서 있는 사람을 보며 말한다. 뚱뚱한 사람은 잊지않고 박수를 친다.

“호오, 아직도 움직이실 수 있다니 당신도 굉장하군요.”

곧 숨어있었던 눈이 살짝 보여지자 한 사람은 서 있는 사람에게 소리친다.

“라비, 도망쳐요!! 어서!!”

더 이상 싫다.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이 어째서 이렇게 상처를 받아야 하는건가. 장신의 남자에게 공격을 받은 서 있던 사람은 주저앉고 만다. 쓰러지진 않고 자신의 무기로 몸을 지탱하였다.

“어디 한번 더 해 봐.너무 시원해서 졸 뻔 했잖아.”

“그만해요, 라비...”

“알렌, 너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마. 아직 나 싸울 수 있으니까..”

“이제....그만....”

“이길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데미지쯤은 줄 수 있ㅇ....”

서 있는 사람의 목을 쳐 기절시킨 한 사람은 뚱뚱한 사람과 사람들을 보며 말하였다.

“저의 모든 것을 기억에 지워주세요.”

한 사람은 기절 한 서 있던 사람을 살포시 눕게 하였다. 지긋히 눈을 감은 사람의 모습에 눈물이 날 듯 하였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자신이 악이 되면 끝이 난다. 잘 있어라, 내 사랑.



“크헉..!!!”

“오, 오, 오지마...오지말라고으아아악!!”

오늘도 죽인다. 내일도. 내일모레도. 그 다음 날도 죽인다. 나의 모든 것이 끝난 지 한 달이 흐르고 있다. 이제 사람의 비릿한 피냄새와 고기덩어리 같은 살조각들은 익숙해진지 오래다. 이제는 무표정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마음은 벌벌 떨지만 그 마음이 무표정으로 감추어진다. 그러면 됐어.
천년 공이 나를 불렀다. 이번에도 살인과 조사를 시키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천년 공이 있는 방문에 노크를 하여 내 이름을 밝힌다. 허락이 떨어지자 방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배경에 수 많은 전화기들 사이에 노인들이 주로쓰는 의자에 앉아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나를 보지도 않고 말을 하였다.

“점점 사람을 많이 죽이더군요. 축하드려요.”

“그 말씀을 하시려고 부르신 건가요?”

“전혀 아닙니다. 요즘 거슬리는 인물이 있어서 좀 처리 하셨으면 합니다.”

멀리서 몇장의 사진이 내 손에 떨어진다. 눈이 커져 천년 공을 쳐다 보았다. 저 눈은 전에 검은교단이 박살났을 때 보았던 눈이다. 이 나쁜새끼. 내 약점을 이용하여 검은교단에 들어가게 만들려는 건가.

“거기 숏 컷트 여자와...”

리나리...

“흡혈귀씨랑...”

크로울리...

“검사씨를 없애셨으면 합니다.”

칸다까지...
그래, 천년 공은 이런 놈이다. 검은교단 출신인 나를 이용하여 교단을 없애려는 생각이 훤히 보인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천년 공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노아의 일족이다. 그 곳에 가면 라비와 북맨이 없었으면 한다.
운 좋게 리나리 외 3명이 같은 임무를 받아 동맹을 만들어 행동하고 있다고 한다. 천년 공의 말을 믿는 건 아니지만 그들이 나를 알아보지 않았으면 한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백발을 바꾼 뒤 근처 카페에 들어 가 책을 읽는 청년손님으로 위장하였다. 이왕 온 거 간단한 커피나 케이크가 아닌 식사라도 하는 것이 좋겠다. 난 지금도 이노센스를 지니고있어 여전히 적합자 상태이다. 그러니 먹는 양도 여전하다는 뜻이다. 지금 내 주변에는 악마들이 인간으로 위장하여 엑소시스트들을 기다리고 있다. 뭐, 녀석들이 알아서 습격하겠지. 마침 천년 공에게 찍힌 3명이 카페에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여전히 소바만 먹는 건 똑같구만. 이때 녀석들이 일어서자 앉아있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레벨2여서 그런지 곧바로 알아들어 자리에 앉는다. 만약 레벨1이였으면 무턱대고 공격 하였겠지. 앉으라는 신호를 보낸 이유를 대자면 그들의 휴식을 좀 즐기라는 뜻도 있고, ...조금이라도 얼굴 좀 보려는 것이다. 한 때 동료였던 그들이 죽는 모습을 보려니 기분이 이상하다.이제는 슬슬 보내려고 한다. 그들은 식사가 끝났는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 모습을 본 나는 포크에 꽂혀있는 스테이크 조각을 입에 넣으며 악마들에게 신호를 보낸다. 악마들은 즉시 봉인을 풀어 그들을 공격한다.



“알렌님.”

“뭐야.”

“녀석들을 데려왔습니다.”

멍청한 녀석들.

“으악!”

“한 명이 없잖아, 당장 데려와.”

“그렇지만... 너무 빨라서 그..”

“너무 빨라서?”

“럴리 없습니다!! 지금 애들이 쫓아가고 있으니 조금만..”

“쫓아간 곳으로 안내해."

“여, 여깁니다.”

도망쳤으나 잡혀버린 녀석들 중 한 명은 상처투성이였다. 손 좀 봤나보군. 악마들 중 하나에게 잡은 녀석들을 데려오라고 하였다. 부상자인 녀석은 나를 지긋히 보며 입을 열었다.

“알렌 맞지?”

천년 공, 기억을 지웠다며.

“알렌 맞잖아.”

‘저 여자는 당신을 기억 하는군요.아마 무의식적으로 나왔을수도 있습니다.’

짜증나게...뭐, 됐어, 어처피 죽을테니까.

“전 당신이 누군지 모릅니다.”

“거짓말, 그 존댓말이랑 목소리 다 똑같잖아!”

정말 거슬리는군.

“처음에 누군지 몰랐는데 알렌의 먹는 양을 보고 알았어.”

“....양?”

“스테이크 3인분에 토마토 스파게티 9인분, 스프 15접시, 코코아 17ㅈ...”

도저히 듣기가 싫어서 여자의 멱살을 잡아 내리 꽂았다. 스토커도 그렇게 알지를 않는데 말 많은 건 여전하다. 여자의 이마에 피가 나고 있다. 모든 것이 짜증난다.

“알렌님, 데리고 왔습니다.”

“마침 네 동료들이 왔군.”

씨익 웃으며 여자에게 무서움을 주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내가 그들한테 무슨 짓을 할 지 짐작이 갈 것이다. 악마들을 둘 정도 불러 한 명씩 잡으라고 하였다.

“무슨 짓을 하려는거야!!”

“지금 뭘 할 지 잘 알고 있을텐데.”

“니네가 뭘 원하는지 잘 알고있어.
하지만 너희들한테 줄 수 없다고!”

“죽여.”

처참하게 튀기는 빨간 핏방울이 볼에 닿았다. 기분 나빠. 여자는 절망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천년 공과 계약을 하는 나 같구만. 일단 칸다는 끝났고 남은 건 리나리와 크로울리.

“내 이노센스를 줄게.”

“리나리, 안돼...!!”

“누가 이노센스를 받으려고 잡은 줄 알아?우..”

또 쓸모없는 허세를 부릴 악마에게 손을 들어 그만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준다면야 고맙지. 하지만 잘 생각해야 할 거야. 우리가 원하는 게 과연 이노센스일 지 말이야.”

“알렌..”

“이 여자가 정말, 난 니네가 아는 녀석도 아니고 걔가 누군지 모른다고.”

“.....”

여자가 말이 없자 가까이 다가간 걸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 그 말을 듣지 않았으면 내가 천년 공에게 욕을 듣지 않았을테고...

“라비도 알고있어.”

라비를 떠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내 쪽에서 빈틈을 발견 한 리나리는 내 주변 악마를 공격하여 없애버렸다. 심지어 크로울리 쪽에 악마들도 사라져있다. 어느 틈에 녀석들을 없앤거지. 우두커니 나 혼자 서 있었다.

“라비라는 말에 반응하는 걸 보면 알렌이 확실해.”

“옛날에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겁니다.”

“리나리, 저 흑발 정말 알렌이야?”

이제야 날 발견했는지 크로울리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맞아, 사실 아까 먹는 양 보다는 매우 익숙한 얼굴이여서 알아봤어. 그때 설마하고 넘어갔지만 먹는 걸 보고 확신했지.”

천년 공, 아무래도 나 당분간 피해야겠어.

‘그러시죠, 휴식이라도 하는 겸 반성하시면 됩니다.’

‘노아의 방주로 가면 가만두지 않겠어.'

이미 들켰으므로 본모습을 보여줘야겠다. 흑발이였던 내 머리칼이 백발로 변해가고 있었다. 크로울리는 대성통곡을 하였고 리나리는 가만히 있었지만 주먹을 쥔 손이 떨고 있었다. 좀 더 길어 진 머리칼을 뒤로 넘기며 말을 하였다.

“다음에 다시 만나기로 하죠. 이미 제 임무는 실패해서 후퇴해야 하거든요.”

“이거 하나만 말해 줘.”

“뭐죠.”

“..아직 우리를 기억하고 있지?”

어이없는 질문이다. 대답할 이유도 없다.

“조금은요.”

그때 왜 대답했는지 모르겠다.



“...리나리, 나 연기 괜찮았지?”

“응. 수고했어, 크로울리. 그리고 라비도.”

“라, 라비가 있었어?”

“거기 나무 뒤에 숨는다고 다 안 보이는 줄 알아?”

“...”

“..라비, 상처받은 거 알아. 당분간은 이러고 있자.”

검은 줄이 길게 늘어나고 모습을 보였어야 할 인물이 하늘로 사라지고 있다. 가만히있던 크로울리는 자신의 볼에 갑자기 떨어진 물방울을 닦았다.

“응?갑자기 웬 빗방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