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이 있다. 아빠, 엄마, 형, 그리고 자신. 넷은 참 행복하였다. 군대라는 악마들이 오기 전에는 말이다. 강제로 끌려가신 부모님들의 모습이 지금도 아른거려 눈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 참고 싶어도 어쩔 수가 없다. 그 후로 막내는 그 행복을 무너트린 군인을 증오한다. 아빠는 강제로 군대에 들어가 전쟁에 참여 하셨다. 하지만 적의 공격을 맞고 사망하셨다. 엄마도 군대에 끌려 가 적들의 심부름꾼이 되었다. 탈출을 하려다가 들통나서 결국 살해 당하셨다. 남은 가족은 형과 자신. 몸을 숨긴채 형의 손을 꽉 잡고있다. 형이 군대에 들어가자 하였다. 그는 놀라면서 싫다고 말렸다. 동생의 어깨를 잡더니 가기 싫다면 나 혼자라도 가겠다며 진지한 눈으로 말하였다. 결국 동생은 형을 따라 군대에 들어갔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눈을 감으면 그때의 배경들이 떠오른다. 이제 마지막으로 나가는 전쟁이다. 적들도 끝장을 내려는듯 많은 군인들을 모아 놓았다. 근처에 있던 동료 핸디는 불만이 많은 표정으로 적들이 있는 곳을 쳐다보았다.
“국민들을 다 불렀네.”
혀를 차며 적들을 비난 한다.
“그러게 말이야.”
핸디의 말을 가만히 듣던 그는 피식 웃으며 맞장구를 쳐준다.
“... 이 전쟁도 마지막이야. 지금만 버티면 자유를 얻을 수 있어.”
“... 어..”
자신이 없었다. 그때도 형의 도움이 없었으면 핸디의 얼굴을 못 봤을 것이다. 지금은 형이 없다. 혼자서 버텨야한다. 그의 형은 상사의 말을 거역하고 이 군대를 하차하였다.
“나 없이도 잘 살아야된다.”
“형,가지마! 형이 가면 난 이제 혼자란 말이야!”
“걱정마, 언젠가 꼭 올테니까..”
이게 형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지금은 뭘 하고 있는지 모른다. 편지도 주고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근처에 폭탄소리가 들렸다. 그는 총을 꺼내 적들에게 맞추려는데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형”
“플리피, 어디가는거야!"
핸디의 말은 가볍게 무시하였다. 이성을 잃고 총을 버린 채 형에게 달려갔다. 그의 형은 배신을 한거다. 자신의 동생을 버리고 적들의 편이 되었다. 유일한 가족을 죽일 수 없다. 죽일 수 없다. 죽일 수 없단 말이다. 형과 가까워 지자 형은 총을 들어 그를 조준하려고 하였다. 그는 순순히 양 손을 들어 항복을 선언한다. 형은 잠시 당황했지만 다시 총을 든다. 그 순간 그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매말랐던 감정이 살아나기 시작하였다. 형은 말 없이 자신의 편이 있는 곳으로 뛰어가려다 그를 돌아보더니 손인사를 한 뒤 다시 뛰어간다. 그 뜻을 단번에 알아낸 그는 형을 잡기위해 쫓아간다. 형의 손에 들려있는 수류탄과 몸이 붙어있는 폭탄들이 터진다. 그는 근처에도 못간 채 형을 잃어버린다. 붉은 핏방울이 흩날리고 있었다. 폭탄소리와 총소리가 섞이면서 형이 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 그는 형의 마지막 말을 듣지 못하고 떠나보냈다.
절망에 빠져있다. 누가 말을 걸어도 듣지않았다. 반응조차 없었다. 오로지 형의 생각만 가득했다. 붉은 머릿칼이 보인다. 그에게 다가간다.
“저기... 치료 하셔야 되는데...”
“...”
자기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웃음이다. 마치 마약에 빠진 거 같았다. 그의 마지막 전쟁이 끝나고 입원해 있는동안 사랑에 빠졌다. 붉은 머리가 매력적인 그녀는 플래키. 소심한편이지만 그녀의 웃는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ㅍ... 플리피!”
“!!”
칼을 들고있다. 주변사람들의 쳐다보는 눈이 안 좋았다. 그녀는 그에게 깔려있었다. 그녀는 겁을 먹었다. 어떻게 된거지...
“이거 신기한 결과가 나왔군.”
“안 좋은 거라도...”
“... 자네 몸에 한명이 더 살고있어.”
“...”
“쉽게 말하면 한 몸의 두 영혼이 있단거지.”
“그 영혼이 누군지 알 수 있을까요?”
“... 플릭피, 자네의 형이야...”
그의 형은 이승을 떠돌다가 들어 온 건가.정말 신기한 결과다. 기가 차는 결과다. 그녀가 걱정 할 것이다. 최대한 좋게 말해야한다.
“어때...요?”
“별 거 아니야,정상이래.”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녀의 한숨을 보자 자신도 한숨을 쉬고싶었다. 이대로 비밀을 지키면서 그녀를 만날 수 없다.좀 있으면 100일. 그녀에게 마지막선물과 이별을 줘야한다. 그녀와 헤어지고 눈물이 나왔다. 전쟁에서 만난 첫사랑이다. 자신이 생각한 이별은 이게 아니다. 그녀를... 그녀를 울리고 싶지 않았다.
이런 생각만 하면서 전날밤을 보낸다. 그녀에게 장미꽃다발을 안겨주었다. 지금도 그녀의 웃음은 아름다웠다. 같은 붉은색이 그의 정신을 잃게 하였다. 주변에는 핏방울들이 보였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애인을 보았다. 죽은 것도 아름답다. 자신이 들고있는 칼을 던지고 차가워진 그녀의 몸을 안았다. 이제는 볼 수 없다. 그 웃음을 그 상냥함을 영원히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녀를 죽인 건 그가 아니다.
그의 형이다.
이것도 심각하게 짧다.
절때 해트프 팬뮤비를 보고 쓴 것이 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