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 현대물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레이와 나츠를 직장인이나 일상에 보이는 직업으로 만듭니다. 후후후후후.
나츠는 GS25 편의점 알바생이고, 그레이는 편의점 앞에 있는 대기업 부장입니다.그레이는 2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부장으로 급 승진을 합니다. 이유를 대자면 다 부모님 버프죠. 아버지가 여기 회장님이니 부장승진쯤이야ㅇㅇ. 여튼 아무리 대기업이여도 일반서민 입맛인 그레이 외 다른 직원들은 가끔씩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과자같은 간식거리를 사 가지고 갑니다. 어느 날, 회의가 끝나고 피곤에 지쳐있는 직원들이 보여 그레이는 간식을 사 주겠다며 직원들을 데리고 편의점으로 향합니다. 물론 직원들은 겁나 좋아합니다. 공짜 과자라니 올ㅋ. 편의점에 들어가자 인상좋은 나츠씨가 어서오세요 라며 그레이 외 직원들을 맞이합니다. 그레이는 매일 보는 얼굴이라 자연스럽게 인사를 합니다. 직원들이 과자를 고르고 있는사이 그레이는 나츠에게 다가갑니다.
“알바는 괜찮아?”
“네, 뭐. 나쁘지 않아요.”
“...여기서 몇 년 일하는 거 같은데.”
“이제 3년 되었어요.”
“..대학은 나왔나.”
“지금 돈 벌어야 되서 다니지도 못해요.”
그레이가 이 회사에 온 것은 2년 전. 그렇다면 나츠는 1년 전부터 이 편의점에 알바를 해 왔습니다. 지금도 하고 있다는 끈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그러고보니 나츠는 돈을 모으고 있다고 하던데 자기처럼 부모님 버프로 큰 돈버는 반면 앞에 보이는 알바생은 지 돈 벌기 바빠 학교도 못 다니는 것이 참으로 안 쓰러웠던 그레이. 그런 어려운 사회에서도 웃으며 지내는 것이 참으로 신기 할 뿐이였답니다. 잠시 뒤, 직원들이 한 두개씩 과자와 초콜릿을 들고 옵니다. 그레이는 전부 현금 계산으로 한 뒤, 직원들을 먼저 보냅니다.
"무슨 하실 말이라도..."
"학교는 어디 다녀?"
“페테대학교인데... 갑자기 대학은 왜 물어보세요?”
그레이는 대학이름을 듣자마자 어디론가 전화를 겁니다.고개를 끄덕이더니 나츠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편의점을 나와 버립니다. 도대체 뭘까요.
♬
“나츠 드라그닐 학생은 대학 수석으로 입학하여 4년제 전액 지원 받으며, 기숙사까지 지원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집안사정 때문에 알바를 하는 거 같습니다. 가족은 아빠와 여동생 2명이며, 엄마는 셋째를 낳자마자 사망하였고 아빠는 공사장에서 일을 하고있으나 고액의 빚이 있다고 합니다. 여동생 2명은 초등학교 1학년과 5학년 입니다.”
“수고했어, 나가 봐.”
“그럼 다른 정보가 생기면 말씀 드리겠습니다. 실례 하겠습니다.”
방금 전화한 건 비서에게 나츠 신상 좀 털리... 아니 나츠가 어떤 애인지 좀 찾아보라고 한 거였습니다. 그 법대로 유명하다던 페테대학교 수석이면서 알바를 하는 이유를 이제 알게 된 그레이는 다시 비서를 부릅니다.
“나츠 드라그닐 학생 집 주소 좀 찾아 봐.”
♪
알바를 끝내고 오랜만에 애들이 좋아하는 닭볶음탕 재료를 사 가지고 집으로 향하고있는 나츠. 작고 조금 허름한 단독 주택이 나츠의 아버지의 전 재산이라고 하네요. 나츠는 우체통에 밀린 청구서가 가득한 장면을 애써 무시하고 집으로 들어갑니다. 현관물을 열자 못 보던 구두가 있습니다. 꽤 세련 되 보이는데 아버지 친구분이 오셨나.
“아버지, 저 ㅇ”
“좀 늦었네.”
“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요?!”
“집 주소쯤이야 찾으면 나와.”
“오빠 오빠, 이것 봐!!”
막내 여동생인 웬디가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보여주며 말합니다.
“저 아저씨가 스케치북이랑 색연필 사줬어, 그리고 떡볶이랑 튀김도 사주셔서 배 터지게 먹었어!!”
“웬디, 이제 그만해. 손님 있으신데 큰소리 내지마.”
가만히 mp3로 음악을 듣고있던 둘째 여동생인 루시가 웬디에게 말합니다.
“그래도 큰오빠한테는 자랑하고 싶었다고!”
나츠는 닭볶음탕 재료가 담겨있는 마트 봉투를 식탁에 내려놓은 뒤 루시와 웬디에게 이 것들 좀 냉장고에 넣어 달라며 부탁을 하고 그레이에게 시선을 돌립니다.
“... 잠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그러지, 뭐.”
“오빠, 어디 가?”
“아저씨랑 얘기할 게 있어서... 바로 닭볶음탕 해줄게.”
“신난다!! 닭볶음탕~!!”
작은 방으로 들어 가 문을 닫자마자 나츠는 그레이의 멱살을 잡습니다. 그레이는 당황스럽지만 이해는 간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알겠지만 직접 네 입으로 말해 봐.”
“왜 쓸데없는 짓을 해요.”
“뭐가 말이야.”
“애들한테 누가 저런 거 사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웬디는 가뜩이나 편식이 심한데 그런 걸 먹였다가 아예 집 밥에 손도 안 대면 당신이 책임 질 거냐고요!!”
“아무리 못 사는 시민이라도 자존심은 있나보군. 뭐, 이해는 가. 그래도 가끔은 도움 좀 받으면서 살라고. 너만 이 집안을 살리려고 하면 오히려 네가 죽어.”
“...”
“물어볼게 있어서 왔는데 물어보나 마나겠군.”
“뭔데요.”
잠시 말이없던 그레이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멱을 가리킵니다. 좀 놓고 말하라는 거 같네요. 진정은 좀 된 거같은 나츠는 멱살을 놓고 바닥에 앉습니다.
“이제야 숨 쉬기 좀 편하네.”
“물어볼 게 뭐냐고요.”
“너무 예민해지지마, 법대로 유명한 페테대학교 수석까지 나왔다고 하던데 너 법쪽으로 가려는 거냐.”
“...아니요.”
“그럼?”
“...그...”
“뭔데.”
“... ... 그... 그레이씨가 다니는 회사 취직이요..."
”... ... 풉, 하하하하하하!”
예상치못한 대답에 빵터진 그레이는 얼굴이 붉어진 나츠를 이제서야 발견합니다.
‘설마 이 녀석 나 때문에...?’
“그게 그렇게 웃을 일인가요?”
“아니, 하하하... 그냥 웃겨서...큭큭..”
“웃으면서 말 하실거면 나가세요.”
“미안미안, 사과할게. 우리회사의 취직 팁을 알려주자면 대학 그딴 건 안 따지고 무조건 네 태도를 봐.”
“그러면 면접 때 잘 보이면 붙을 수 있는건가요?”
“그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면접보는 사람들 보면 워낙 60%가 낙하산 이여서 너 같이 인맥 없는 사람은 좀 걱정이 돼.”
급 우울해진 나츠는 그레이에게 또 다른 방법이 없냐며 물어보고 싶으나 염치없는 짓인 거같아 관둡니다. 갑자기 노크소리와 함께 루시가 문을 엽니다.
“오빠, 웬디가 배고프데.”
“그러고보니 8시가 넘었네. 루시, 웬디 좀 부엌으로 데려 와. 닭볶음탕 만들 때는 웬디가 필요하거든.”
“알았어.”
“그레이씨도 다른 약속 없으시면 같이 먹어요.”
“아니야, 너한테 이 얘기 하려고 온 거지. 저녁 얻어 먹으러 온 건 아니야.”
“이왕 온 거 같이 먹어요.”
“그거 가지 말라는 말로 들어도 돼?”
“아니요, 그냥 가세요.”
구두를 다 신은 그레이는 가보겠다며 인사를 한 뒤 밖으로 나갑니다. 잠시 뒤 나츠가 아니라 나츠 둘째 여동생인 루시가 기다리라며 그레이에게 뛰어옵니다.
“왜 그래?”
“저기 전화번호 좀 알려주세요.”
“너네 오빠가 물어 봤어?”
“아니요, 그냥 아저씨 번호가 필요할 거같아서요.”
번호를 찍어준 뒤 그레이는 자신의 차에 올라 탑니다. 시동을 걸자 루시가 보여 그레이는 창문을 엽니다.
“나중에 또 오세요.”
“... 오빠를 닮아서 그런지 똑 소리나네.”
“그, 그런 거 아니예요.”
“하하하... 그럼 나중에 또 올게.”
멀어지는 차를 보고 루시는 집으로 돌아 가자 나츠와 웬디가 닭볶음탕을 만들고 있는 장면을 봅니다.
“다시는 이런 거 시키지마.”
“하하, 미안.”
“그 아저씨 번호는 알아서 따세요.”
“따, 따는거라니!!”
사실 나츠가 미리 루시에게 번호 좀 알아 오라고 말을 해놓았던 겁니다. 나츠 은근 츤데레.
“오빠, 나 궁금한 거있어.”
“응?”
닭볶음탕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서 까지 남기지 않고 다 먹은 웬디가 나츠에게 궁금한 것이 있는지 무언가를 물어봅니다. 나츠는 웬디가 무슨 말을 할 지 생각하지 않고 웬디의 질문을 듣네요.
“아까 온 아저씨 말이야.”
“응.”
“오빠랑 친한사이야?”
“아니, 그냥 아는사이인데... 그건 왜?”
웬디의 입에서 아저씨 즉, 그레이의 관한 얘기부터 무언가 심상치않았던 나츠는 잘 준비를 하려고 이불을 옮기던 손이 일시정지를 합니다.
“이상하네, 아저씨는 자기랑 엄청 친하다고 했는데.”
“웬디, 오빠는 그런 아저씨랑 아는 사이일 뿐이야. 전혀 안 친해.”
“오늘 우리 집에 온 건 뭐야?”
“그 아저씨가 잠깐 신세를 져서 오빠한테 보답하려고 온 거야.”
“아하~ 그런 거였구나.”
궁금증이 풀린 웬디는 다 핀 이불에 몸을 던져 이리저리 굴러 다닙니다. 그런 모습을 보는 나츠는 웬디가 그저 어린아이는 어린아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자기 동생에게 친하다며 거짓말을 한 그레이를 가만 두지않겠다는 큰 결심까지 합니다.
취침준비가 끝난 나츠는 동생들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한 뒤 방 불을 꺼 방을 나옵니다. 문을 닫고 나오자 마침 나츠의 아버지가 일을 마치셨는지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계십니다. 사실 나츠는 근 한 달동안 알바로 인하여 오랜만에 가족을 보러 온 것이였습니다. 제일 먼저 아버지를 뵈러 갔어야 하는데 동생들의 허기짐도 걱정되어 집으로 온 것이였죠. 그 사이에 얼굴에 피곤이라는 단어가 생각 날 만큼 힘들어 보이는 아버지가 이제야 나츠를 발견합니다.
“온다는 연락도 없이 웬일이냐.”
“얼굴도 볼 겸 자고 가려고요. 그것보다 저녁은 드셨어요?”
“대충 먹고왔다.”
차마 빵과 물 이라고 말을 못하는 아버지 였습니다만, 나츠도 대충 짐작하여 그 이상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재 빨리 다른 것으로 얘기를 합니다.
“아르바이트는 괜찮냐.”
“괜찮아요, 걱정마세요.”
“... 오늘 그 남자들 왔었느냐.”
그 남자들이라면 사채업자를 말하는 거겠죠?
“오늘은 안 왔어요.”
이상한 남자가 온 건 빼고요.
“.. 알겠다, 가끔씩이라도 집에 들렀다 가거라. 그동안 루시랑 웬디가 너 많이 보고 싶어했으니까.”
“네, 그럴게요.”
“난 씻고 잠 좀 자야겠구나, 먼저 들어가마.”
“네, 안녕히 주무세요.”
루시와 웬디가 자고있는 방 옆에 있는 작은 방문을 열어 들어가는 아버지를 보다 나츠는 주머니 속에 있는 봉투를 이제서야 뺐으나 아버지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 였습니다. 이걸 봐도 아버지는 별 달갑지 않을 거라고 생각 하지만 조용히 식탁에 봉투를 올려놓고 동생들이 있는 방으로 들어갑니다. 자신의 집안이 빚에 괴로워 하지않고 자유로워 지는 소망을 품고 말입니다.
♬
햇빛에 눈살을 찌푸리며 일어나자 보이는 건 넓은 방과 자신이 수집해온 물건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이 보였습니다. 기지개를 피자 목에서부터 척추까지 시원해져 한 층 더 개운해지자 침대에 일어나 발을 바닥으로 닿게 합니다.
“일주일 전부터 시작된 절반 등록금 시위는 현재까지도 계속 되었으나, 정부에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계속 해서 오늘의 날씨를...”
‘씨끄러워.’
자기가 일하는 회사 앞에 일하고 있는 알바생은 수석으로 들어 와 왠만한 것들은 정부에서 지원하여 등록금 걱정은 없으나, 그 외 학생들은 고액의 등록금으로 힘들어 하고있는 걸 정부는 알고있나 모르겠네요. 아침에도 씨끄러운 뉴스 아니 티비 자체를 끄면서 커피를 원샷 한 그레이는 전신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옷 차임새를 보다 모든 것이 완벽하자 사무용 가방을 들고 현관문으로 향합니다.
화요일 아침도 방금 본 뉴스처럼 씨끄럽고 길까지 막힙니다. 그레이는 회사와 집이 근처라 걸어서 출근을 합니다. 저기 도로에 정차 되어있는 자가용이나 버스들을 보면 회사가 집과 가까이 해놓은 걸 다행이라고 여깁니다. 회사에 도착하자 멀리서 보이는 알바생이 다른 알바생과 인사를 한 뒤 유니폼을 입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그레이가 관심 주고있는 알바생은 오전 근무인가 봅니다. 그레이는 출근 시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어 편의점으로 들어갑니다.
“어서 ㅇ, 뭐예요.”
“나도 손님인데 너무 싸늘하잖아.”
어제 일로 인해 급격히 사나워진 나츠는 그레이의 모습을 보자마자 웃던 표정이 빠르게 무표정으로 됩니다. 이에 그레이는 기분이 상하였고요.
“어제 일은 미안해. 원래는 편의점으로 오려 했는데 마침 네가 퇴근을 했다고 해서 집에 들어간 거야.”
물론 편의점에 간다는 건 거짓말 이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인연을 끊어 버릴 거같아 약간의 거짓말로 간을 합니다. 일단 믿는 구석인 거같은 나츠가 그레이의 말을 다 듣고 자신도 입을 엽니다.
“그건 이미 풀렸으니까 상관은 없어요. 오실 거면 미리 말을 하고 오세요. 깜짝 놀랐잖아요.”
“그거 미리 말만하면 갈 수있다는 얘기야?”
“뭐, 상황에 따라 다르죠.”
에휴, 저 츤데레 계속 튕기기는. 하여튼 그런 모습이 귀여워 보일뿐인 그레이는 입꼬리만 올렸습니다. 갑자기 그레이의 가방에서 종이같은 것이 나오더니 나츠 앞에 놓입니다.
“... 이게 뭐예요?”
“다음 주가 면접이야.”
“그 생활기록부나 그런 거 보고 면접 보지않나요?”
“여기는 면접으로 끝내버려.”
“... 이걸 왜 저한테 주세요?”
눈쌀을 찌푸리며 나츠를 노려보자 나츠는 지금도 이해를 못하였나 봅니다. 그레이의 손가락이 나츠의 이마로 향하여 콕콕 때립니다.
“어제 말해놓고 잊어버린 거야?”
“...아, 제가 그 회사로 간다고 했나요?”
“그 머리로 어떻게 수석을 들어갔는지..”
“너무 뭐라 하지마요.”
“거기 써 있는대로 하면 도움은 될 거야.”
“이거 주실려고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
“...뭐, 그렇지.”
아무리 출근 중이라도 자신의 면접 합격을 위해 온 것이 조금은 기뻐 웃음이 나온 나츠였습니다.
“고마워요, 면접 잘할게요.”
“그러고보니 등록은 했어?”
“네, 어제 했어요.”
“안했다고 하면 어쩌나 했네, 가볼게.”
멀리서 두 명의 여성이 편의점으로 걸어오는 것을 본 그레이가 빠르게 인사를 하고 나가려다 뒤에서 나츠가 부릅니다.
“다음에 오실 때 뭐 드시고 오지 마세요.”
“뭐, 저녁이라도 주려고?”
“면접 합격하면 이예요. 떨어지면 어쩔 수 없고요.”
“떨어지면 내가 저녁 초대할게.”
“아..”
뭐야, 저 유혹하는 말은 이라 생각 한 나츠는 귀가 붉어졌습니다. 그레이는 씨익 웃더니 편의점 문을 열며 말합니다.
“열심히 해.”
퇴근시간까지 10분 정도 남은 것을 확인하자마자 여러명의 아저씨들이 10병은 훌쩍 넘어 보이는 소주병들을 계산대에다가 올려 놓습니다. 자기들끼리 계산하겠다며 싸우는 동안 10분은 훌쩍 넘었고, 꼭 교대시간에 30분이나 지각하는 동료가 너무나 미운 나츠 였습니다. 결국 아저씨들의 시중을 다 들자마자 얄밉게 뛰어오는 후배가 또 그 아저씨들 왔냐며 물어봅니다. 그때 소주병들을 치우고 있던 나츠의 기분은 안 써도 아시겠죠?
“너 여기 들어온 지 얼마나 됐어?”
“반 년 정도 입니다만.”
“이제 사회생활 익숙해질 때 아니냐.”
“오늘은 사정이 있었습니다. 어”
“머니가 아프셔서 간호를 해주셨나 아니면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급히 응급실로 가니까 상처가 심하셔서 입원 해야된다는 의사 말에 옷 가지러 가느라 라던가 아니면 시장이라도 봐 오라 했나 그러고보니 너 어머니가 저기 부산에 계신다고 하지 않았냐?”
후배는 나츠의 말에 어이가 없어 말 대꾸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명색의 선배니까 뭐라 할 처지가 아니여서 결국 죄송하다는 말을 합니다. 후배는 초반에 일을 잘 해왔으며 시간도 잘 지켰으나 경력이 좀 쌓인다고 생각하여 일을 대충하였고 시간도 기본 20분은 지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성격까지 건방져 진거죠. 자신이 그동안 해 온 거짓말이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짜증났고, 반성 할 기미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저 저 나이 먹은 새끼가 수석으로 대학 나왔다고 지 머리 좋은 거 자랑하는 건가 나이 많은게 대수인가 이런 나츠를 혐오하는 생각 뿐이였습니다. 출근했을 때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은 나츠는 유니폼을 입은 후배에게 이런 말을 남기고 편의점을 나갑니다. 그 말에 후배는 나이만 많은 선배에게 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무척이나 후회되었다고 합니다.
“거짓말 칠거면 제대로 된 걸로 쳐라. 여기 말고 다른 곳 가서 해 봐. 바로 쫓겨나.”
밖으로 나오자마자 분명 아침에 지 발로 출근하신 분이 별 이상한 차를 가져 와 나츠는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습니다. 시크하게 자기 갈 길가는 나츠를 막아 억지로 지 차에 쑤셔넣는 그레이가 무척이나 힘들어 보입니다.
“계속 이러시면 신고 할 거예요.”
“알았으니까 잠자코 차에 타.”
“글쎄, 안 간다니까요.”
“장소가 어디인지 알고 안 간다는거야?”
“분명 당신처럼 이상한 곳이겠지. 어디 러브호텔 가서 나 덮치려고요?”
“내가 그딴 짓을 왜 해! 너 취업 레슨 받아야지.”
“...레슨 이라뇨?”
차에 안 타려고 안간힘을 쓰던 나츠가 힘을 푼 것을 발견하자 그레이는 잽싸게 나츠를 차에 쑤셔넣고 차를 움직입니다. 나츠는 내리려고 했으나 문이 잠겨있네요.
“그 레슨 장소가 러브호텔 이겠네.”
“너 자꾸 사람 변태로 만들래?”
“변태 아니면 뭔데요.”
“내가 말을 말자.”
♬
“장소가 저희 집 보다는 괜찮네요.”
“어떤 천민 집 보다는 몇 배는 좋지.”
“지금 저희 집 낡았다고 무시하시는 거예요?”
“어떤 천민이라 했지, 너라고는 안 했어.”
어쩜 저리 뻔뻔할까 라는 생각을 하며 그레이의 집에 무슨 이상한 것이 있나 스캔 합니다. 이상한 것이 있어야 욕이라도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남자 혼자 사는 집이라 그런 지 별 눈에 띄는 건 없어 나츠는 취직하면 복수할 것이 추가 되었답니다. 그레이는 멍하니 서 있는 나츠를 거실 쇼파에 앉으라고 한 뒤 부엌으로 들어갑니다. 쇼파에 앉은 나츠는 아직도 그레이의 집을 스캔하는 건지 주변을 훑어봅니다.
“이런 집 처음 보냐.”
“..그런 셈이죠. 아,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하려는 면접이 처음이냐.”
“네, 워낙 교수님이 과제를 많이 주시고 토익 점수도 올려야 되서 어디 서류 넣을 시간이 없더라고요.”
‘확실히 법대 위주라 다른 대학하고 다르군.’
“그럼 내가 하는 질문에 답변해 봐.”
“저기 갑자기 그러시”
“나츠씨는 왜 이 회사에 들어 오시려는 겁니까.”
“...죄송해요, 갑자기 물어보셔서 무슨 말을 해야 될 지..”
“그동안 생각해 놨어야지.”
“...”
“..아니다, 내가 갑자기 물어본 게 잘못이지. 커피 먹고있어.”
기분이 저하 된 나츠를 보니 조금 잔소리 하려는 생각이 사라진 그레이. 약간 한숨을 쉬더니 커피 먹으면서 쉬고 있으라는 말을 한 뒤 침실로 들어 갑니다.(침실에 옷장이 있어요) 거실에 덩그러니 자기 혼자 남자 처음 온 남의 집이여서 그런지 많이 어색해 하던 나츠는 말 없이 검은 ㅁ 아니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십니다. 동시에 뿜어 진 검은 물이 갈색 쇼파를 더럽히자 나츠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그레이가 들어오면 면접이고 뭐고 바로 내 쫒을테고 나츠는 이대로 알바만 하면서 살아야하는 처지가 될 위기에 처하여 마침 책상에 있는 휴지를 가져 와 쇼파를 빡빡 닦습니다.
‘제발... 제발 닦여라!’
다행이 가죽 쇼파여서 얼룩은 지웠습니다만. 아메리카노 냄새가 지독하게 풍겨오네요. 커피를 다 닦자마자 심플한 옷으로 갈아 입은 그레이가 거실로 향합니다.
“그 휴지 뭉치는 뭐야?”
“어, 저기 이건...”
책상에 조금 묻어있는 아메리카노 방울들과 검은 색으로 물들어있는 휴지 뭉치를 보니 나츠가 쇼파에다가 아메리카노를 흘렸다고 결론을 낸 그레이.
“죄송해요. 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옷에 안 묻었냐.”
“아, 안 묻었어요.”
“..그럼 커피를 쏟은 이유 좀 말씀 해보시죠.”
“이건 쏟은 게 아니라 제가 쓴 걸 못 먹거든요.”
“.. 나이가 몇인데 커피도 못 마셔?”
“24년 동안 코코아만 먹어 왔습니다!”
“아주 초딩 입 맛 이구먼.”
뭐 그런 게 귀엽지만.
“방금 무슨 말 하셨어요?”
“별로, 신경 안 써도 돼.”
말 끝남과 동시에 누군가의 휴대폰에 발랄한 벨소리가 울립니다. 휴대폰의 주인은 나츠. 주머니에 있는 폰을 꺼내 전화를 받습니다. 점점 표정이 어두워 지는 거 같은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요? 통화가 끝나자마자 나츠는 가 보겠다며 현관문으로 걸어갑니다.
“어디 가는거야? 무슨 일 생겼어?”
“... 신경 안 쓰셔도 돼요.”
뭔가 무서운 표정을 하며 집을 나선 나츠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봅니다. 가만히 있을리 없는 그레이는 혹시 몰라 저장해 두었던 번호로 전화를 겁니다.
‘여보세요.’
“전화 받자마자 미안한데 무슨 일 생겼어?”
‘... 오빠 거기 있었어요?’
한숨을 쉰 뒤 그레이에게 웬디가 그때 아저씨가 사 준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났다는 소식을 전하는 루시. 그 것 때문에 나츠는 그레이의 집을 나왔던 겁니다. 원래 같으면 멱살을 잡았을텐데 왜 그냥 나온 걸까요.
‘오빠가 아저씨를 많이 생각하는 거같아요.’
“그게 무슨 뜻이야.”
‘전에 아저씨 번호 가져갔을 때 오빠가 가져오라 했거든요. 그때부터 알게 됐어요. 웬디는 어려서 아저씨랑 오빠는 친한 사이인 걸로만 알고 있는데 저는 알고 있어요. 오빠가 아저씨 생각하는 거랑 아저씨가 오빠 생각하는 거요.’
“...”
나츠가 그레이를 생각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 지 알게 된 그레이는 귀에서 부터 볼까지 붉어져 루시가 하는 말이 들리지 않았답니다. 그레이와 나츠가 알게 된 지 2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말만 2년이지 그닥 친하지는 않았고 인사만 하는 사이였죠. 하지만 그 둘의 사이도 조금은 가까워 진 것같습니다. 어느 순간 부터 나츠의 일하는 모습에 관심이 생긴 그레이는 편의점을 방문하는 수가 늘었죠. 그리고 면접을 본다는 말에 면접 팁까지 뽑아 와 나츠에게 준 것이였답니다. 그러니 볼이 붉어진 것이 당연한 거죠.
‘여보세요? 아저씨 듣고있어요?’
“... 니네 오빠 지금 어디있어?”
‘지금 집에 오고 있다는데..’
“그래, 고맙다. 그리고 루시라고 했나.”
‘네.’
“이 은혜 잊지 않으마.”
전화를 끊자마자 외투를 집고 현관문으로 걸어가는 그레이. 오늘은 나츠를 냅두지 않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아주 스파르타 식으로 레슨을 시키겠다고 하네요.
나츠가 그레이의 집에 나간지 1시간 정도로 흐른 것같다. 증거라고는 못하지만 붉은 노을이 점점 사라지며 어두워지는 하늘이 1시간이 지난 것을 증명 해준다. 그 것보다 당장이라도 나츠하고 대화를 나누고 싶은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쩨진 눈의 얼굴이 보고 싶다고 해야겠지. 그런 생각만 하며 시속 70km를 힘차게 밟고있는 그레이는 오늘따라 길이 술술 잘 뚫리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긴다. 만약 막혀 있더라면 그대로 돌진 했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무언가에 홀리면 주변이 보이지 않는 법이니까.
가까스로 도착한 나츠의 집. 점점 그 곳으로 걸어 갈수록 무언가가 이상하다. 왜 그런 거 있지 않는가. 분명 상대를 보러 왔으나 무언가 가기가 꺼림직한 느낌. 아, 아니면 말고. 그런 이상한 감정을 느낀 그레이의 발은 도중에 멈추었고 오히려 뒷걸음질을 하고 싶어졌다. 나츠는 동생의 배탈로 급히 집으로 가버렸다. 원인은 그레이가 사 준 음식. 만약 그 감정을 무시하고 나츠를 만나러 집으로 들어간다면 레슨이고 뭐고 지금 동생이 아파 죽겠다는데 내 면접 연습이 중요하냐며 짜증과 원망이 담긴 말로 그레이와의 인연을 끊어 버릴 거같다. 당분간 만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유턴을 하려던 순간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저씨.”
“...”
“왔으면 연락이라도 해 줬어야죠.”
“웬디, 아픈데 왜 나와..”
마당에서 바람을 쐬던 웬디는 주변에 멀리서 들리는 발소리에 밖을 나오니 익숙한 모습을 지닌 아저씨를 보며 그레이를 불렀다. 그레이는 차마 다가갈 수가 없었다. 이유를 또 쓰기는 그렇지만 자신이 사 준 음식으로 아픈 것이 미안하기 때문이면서 웬디의 목소리로 나츠가 온다면 어쩌나 싶어 쉽게 가질 못하였다. 근데 이걸 어쩌나. 그레이가 그토록 오지 말라던 나츠는 웬디가 걱정되어 나왔는데 그레이를 발견하였다. 빠른 속도로 표정이 구겨 진 나츠는 웬디를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가려다 웬디의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웬디.”
“안 가.”
“너 그러다 감기까지 걸려.”
“감기 걸릴래.”
잠시 한숨을 쉰 나츠는 웬디의 원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거기 서 있지 말고 들어 와요.”
“아저씨, 얼른 와요!!”
웬디는 이미 그레이를 낯선 사람이 아닌 오빠와 친한 아저씨로 파악하면서 그레이를 무척이나 좋아하게 되었다. 물론 그 애정은 아니다. 결국 그레이는 두 번째로 나츠네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전혀 바뀌지 않은 집안이 이제는 익숙해졌다. 실례한다며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간다. 이제서야 그레이의 등장을 알게 된 루시는 깜짝 놀라며 보던 책을 덮었다.
“여긴 웬일이예요?”
“..니 말 듣고 왔어.”
“아, 네...”
“그러고보니 웬디 배는 괜찮니?”
“응, 다 나았어요!”
“정말 미안하구나. 아저씨가 사 준 음식 때문에 배탈이 나고.”
“에이~ 겨우 배탈 가지고 뭘. 한 두번 쾌변하니까 괜찮아졌어요.”
어린 아이 입에서 쾌변이라는 단어가 나와 좀 당황한 그레이는 잘 했다며 칭찬을 하였다. 그리고 어째 말투도 아줌마 말투였다. 뒤에서 들리는 기침소리에 나츠를 잊고 있었다는 사실에 뒤를 돌아보았다. 식탁에 기대어 제대로 화난 눈으로 그레이를 노려보는 모습에 살짝 기가 죽어버렸다.
“방으로 와요.”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문까지 잠그었다.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지려고 하나 싶더니 다시 화난 눈으로 그레이를 노려 보았다.
“한번만 더 웬디나 루시한테 접근하면 가만 안 둬요.”
“...네 동생한테 접근하지 말라고?”
“웬디가 저렇게 웃고 있어도 아까 전까지만 해도 울고 난리 났었어요.”
그 말에 그레이는 웬디에게 더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말이야.”
“뭐요.”
“니 동생한테 접근하지 말라는 건 너한테 접근 하라는 건가.”
“..무,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볼까지 붉어지는 걸 보니 진심인가 보네.”
“아니예요, 아니라고요! 내가 왜 당신같은 변태한테 접근하라고 하겠어요?!”
“자꾸 변태라고 할래?! 내가 어딜봐서 변태야?”
“외모부터 끝까지 다 변태인데요, 뭘!!”
“너 변태한테 접근 당하고 싶냐!”
“해볼테면 해 봐요!! 안 무섭.. 아니, 방금 말은 취소.”
“.. 아주 웃기는구먼.”
“.. 그것보다 뭐 때문에 왔어요?”
잠시 온 목적을 잊고 있었다가 나츠의 물음에 생각이 났다.
“사과하려고.”
“웬디 배탈난 거요?”
“나도 사람이니까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사과는 해.”
“그렇게 안 보였는데.”
“아주 기어 오르는구나.”
“됐어요. 웬디 기분은 이미 풀렸고, 괜찮아 보이니까 용서는 할게요.”
저 츤데레는 언제까지 츤츤거릴 지 모르겠다.
“오히려 사과는 제가 하고 싶어요. 멋대로 레슨하는데 도중에 나오고.”
“.. 레슨 쯤이야 나중에 하면 되니..”
급 좋은 생각이 난 그레이는 문의 잠금을 풀고 루시와 웬디를 불렀다. 그리고 나츠와 루시, 웬디를 바닥에 앉히고 이런 말을 하였다.
“지금부터 웬디와 루시가 니 면접관이 될 거야. 루시랑 웬디는 여기 쓰인 데로 오빠한테 질문 해보렴.”
잠시 질문지를 둘러보던 루시는 어떤 질문을 보고 나츠에게 말하였다.
“나츠씨가 만약 3가지 소원을 이룰 수 있다면 어떤 것에 쓸 것인가요?”
“... 제 성격을 고치고 싶습니다.”
“이유는 뭔가요?”
“제 성격이 그닥 좋지는 않습니다. 사회생활이란 게 기술도 중요 하지만 친분관계가 더 중요 하다고 봅니다. 주변 사람들의 배려를 위해서라로 기술은 배울 수 있지만 제 성격은 자기 자신도 고치기 쉽지 않으니 성격을 고치고 싶습니다.”
“나머지 2개는 뭔가요?”
“.. 호감하는 사람과 친해지고 싶습니다.”
“합격.”
“아저씨, 갑자기 합격이라뇨..”
“하여튼 합격.”
“뭐예요, 그게. 제대로 해요!”
호감하는 사람과 친해지고 싶다는 말에 나츠의 눈이 그레이의 눈과 마주 쳤다. 동시에 목이 붉어진 것이 귀여워서 자동적으로 합격 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이 정도면 아는 사이가 아닌 썸인 것같은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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